-1-
삶을 톱니바퀴로 만들 수 없었다.
내 삶의 주체는 나여야했고, 내가 이끌어가고 그려내야했다.
그로인한 부작용도 오롯이 내가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.
그리고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 작은 부작용 정도는 감내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.
믿음은 쉽게 조각났다.
아파트를 한 층씩 쌓듯, 인생을 일 년씩 쌓아나갔다고 봤을때
내 삶은 건축사 소장님이 비용을 아끼려 저층을 철근을 빼고지은 아파트였다.
부실한 공사치고는 오래버틴 편이었다.
고층을 쌓아올릴땐 잠시 전세살이를 한 격이니까.
부실공사는 주체적인 삶의 입구에서 나를 무너트렸고,
나는 삶의 주체는 나중으로 미루고
우선은 나부터 살아야겠노라 생각했다.
그렇게 사범대를 졸업했다.
나에겐 약 2000만원과 4년의 시간을 공들인 졸업장과 정교사 2급 교원자격증이 남았다.
대학을 선택한 이유는 별다를게 없었다.
생명과학에대한 호기심이 80% (생명공학자가 되어 세상을 이롭게하리라는 꿈이있었다.)
학교 선생님에 대한 불만이 10%
미래가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을때, 선생님을 하자는 마음 10%.
학교 선생님에 대한 불만이라함은,
도대체 대학에서 무엇을 배우길래 저렇게 성에 차지 않는 수업을 하는 선생님이
나를 가르치고 있는걸까?
저 선생님이 아는만큼은 나도 알 수 있겠다. 아니 알아야겠다. 라는 생각을 했다.
-2-
사회의 톱니바퀴가 되는 것이 싫었다.
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는 인력이라는 사실은
내가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특별한 인간이라는 사실과
정반대되는 것이었다.
매일 반복되는 삶과 매일 반복되는 수업을 내가 잘 할 수 있을까?
나의 인생은 좀 더 다이나믹하고 흥미로우며
큰 파도위를 서핑하는 서퍼처럼 스릴있어야 하는게 아닐까.
지금도 남들이 보면 나를 어리다하지만,
지금의 나에겐 어렸던 그 시절의 생각이다.
지금 깨달은 사실은, 나는 특별하지 않다.
태양계의 유일한 항성인 태양도, 은하계에서는 수많은 항성중 하나일 뿐이다.
나는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는 인력이었다.
그 후엔 이 사회속에 내 자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
선생님이란 톱니바퀴가 되어야겠다 결심했다.
나는 특별하지 않기에, 누군가의 극적인 구원자가 될 수 없다.
다만, 내가 싫어했던 행동을 하지않는 선생님이 되려한다.
내가 만나는 학생들 한 명 한 명을 학생이란 이유로 사랑하고, 존중하며, 배움을 나누는 선생님이고 싶다.
그저 그뿐이다.